충무로갤러리 11월 전시

 

서희원 개인전 : ‘story of the broken ones’

 

  • 전시기간 2021년 11월 3일(수) – 2021년 11월 12일(금)

  • 전 시 명 서희원 개인전 : ‘strory of the broken ones’

  • 참여작가 서희원

  • 개관시간 일, 월요일 휴관 / 오전 11시 – 오후 7시(화-금), 오전 11시 – 오후 6시(토)

  • 전시장소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27길 28 한영빌딩 B1

  • 관련문의 충무로갤러리 T. 02-2261-5055 / chungmurogalle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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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그렇게’ 보이는 까닭

 

-김선옥(미술평론가)

 

사람은 타인에게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려 한다. 나를 들여다보려는 욕망은 타인을 관음 하는 행위로 발현한다. 보이는 것은 결국 그 이미지를 본 주체에 의해 소유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것을 본다는 것은 그 대상을 해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식되는 대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 사이에서 서로 다른 욕망-보이려는 것과 보는 것-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예술가와 관람자의 관계와도 밀접하다. 예술가의 창작 욕망과 관람자의 해석하려는 욕망은 종종 충돌하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어떤 대상을 인식하고 표현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은 다양한 감각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드러난다. 그리고, 여기서 ‘드러냄’(revelation)은 대상을 ‘보는’ 행위로 이어지며, 보이는 것으로 세계를 인식시키려는 작가의 의도에 따른 행위가 된다.

 

서희원은 통념적으로 사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가치들을 역설의 방식으로 다룬다. 이것은 우리가 관성에 따라 대상을 인식하기 전에 기존과는 다르게 보이는 대상의 이미지로 우리를 먼저 당혹감에 빠뜨린다. 따라서, 그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기억에 의존해서 대상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이미지를 마주하며 대상을 추적한다. 보들레르(C. Baudelaire)는 예술가를 상상력을 통해 세계를 해체하는 존재로 보았다. 서희원이 보여주는 상상의 세계는 어떻게 보면 정상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사회적 규범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셈이다. 그가 주장하는 일탈에의 욕망은 결국은 억압이 해방되는 순간을 꿈꾸기 때문이며, 이것이 그의 그림에서 드러나는 ‘불온함’이 극대화되는 이유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이 더 낯설고 생경한 풍경으로 보이는 것은 개인의 욕망이 떳떳하게 드러나지 못하도록 억압하는 사회적 관습 탓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것을 새롭게 인식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미지의 언캐니는 세계를 무질서하게 되돌리며, 억압된 욕망에의 복귀를 시도한다. 그의 작품에는 공통으로 ‘죽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 이것은 비단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해골 도상이나 유니콘의 뿔 때문만은 아니다.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사람들(<Suspicious parade>, 2013), 신체적 외상을 짐작할 수 있는 허공을 멍하니 응시한 채 앉아 있는 청년(<Will>, 2013), 혹은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복장과 가학적인 몸짓(<REQ 30>, 2018) 등에서 죽음은 다양한 반복적으로 드러나는데, 이것은 다양한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죽음을 계속 인식시킨다. 일탈을 추구하는 욕망이 죽음과 연관되는 것은 관습에서 벗어나 사회적 금기를 위반하는 순간 나타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의 새로운 변화가 상징적인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며, 이것은 ‘죽음충동’(death drive)과 관계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의 그림에서 드러나는 죽음은 마냥 어둡고 무거운 존재는 아니다. 마치 고통을 초월한 듯 유희적으로 다뤄지는 죽음은 때로는 놀이와 축제가 되며 일탈의 수단이 된다.

 

이번 전시 제목처럼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수상하다. 대상을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는 이미지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단서만을 제안하며 수수께끼를 제시하는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꽤 흥미롭다. 다만, 작품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표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데, 그 시선들이 향하는 방향은 불확실할 정도로 모호하다. 그리고, 주목할 점은 다수가 함께 있을 때도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화면 속에 여러 명이 등장할 때

그들은 같은 시공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시선이 엇갈린 채 따로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그들의 모습에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이 강하게 느껴지며, 한편으로는 사회의 군집 속에 소속되어 있지만 정작 그 속에 섞이지 못하는 개인의 소외된 모습도 투영되어 보인다.

 

그들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마치 실존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특히 작가 본인의 여러 자화상이 아닐까 싶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어린아이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에 동일화 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은 ‘상상계’(Imaginary)의 개념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거울에 보이는 이미지로 자신을 자각하는 것처럼, 직접 표현할 수 없는 실재를 다르게 인식하는 방식으로 드러내는 서희원의 방식과 닮았다. 섹슈얼한 뉘앙스를 풍기며 유아용 흔들 목마에 올라타 있는 남성들(<Rocking in the woods>, 2016)과, 장난감 자동차 위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인물(<Tooth fairy in the town to knock your teeth out>, 2017)은 여전히 아이가 되고 놀고 싶은 영락없는 어른의 모습이다. 이들이 모자 대신 머리에 얹은 공사장의 라바콘은 고깔모자로 둔갑했고, 해골은 바니타스(Vanitas)에서 놀이의 도구가 되었다. 작품에서 전반적으로 보이는 이와 같은 유아기적 태도는 결국은 사회가 개인에게 부여하는 전통적인 역할을 거부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욕망일 것이다.

 

‘수상한’ 그들이 그렇게 보이는 것은 결국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거울의 이미지가 아닐까? 세상밖으로 나오고 싶은 욕망과 아직은 나오기 두려운 욕망 사이에서 그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형상에 본인의 세계를 투영하여 자신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익살과 웃음의 옷을 입은 비극은 역설적으로 더욱 신랄해지고 통렬해 진다. 다만, 그것을 위한 시각의 언어가 지금보다 더욱 과감해질 때, 명암의 대비는 더욱 커질 것이고, 작가가 시도하는 규범의 일탈이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그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그들이 ‘수상하게’ 보이는 이유도 우리에게 완전하게 전달될 것이다. 그들이 다음에는 어떻게 보일지 벌써 기다려지는 까닭이다.

 

 

작가 노트

 

이번 전시 ‘ Story of the broken ones’는 이전 작품 시리즈였던 Suspicious being 의 연장선에 있다. 정확히는 작품 ‘REQ 30’의 작은 손짓에 숨겨둔 이야기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파생되어 진행되어 가고 있는 중간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나, 본인도 알 수 없지만, 어디에서 출발해 왔는지는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Suspicious parade / Suspicious being (수상한 행렬/수상한자들) 는 2013 년경부터 시작된 연작이다. 어떠한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시작된 것이 아니었으나 무려 8 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오게 되었다. ‘수상한 행렬’ 은 사실 장례 / 추모 행렬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 등장인물들은 고의적으로 삶과 죽음의 어느 경계를 걷고 있는 자들처럼 생기가 없게 표현 되었으면 하였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를 감추기 위한 하나의 위장의 장치로서, 생일파티 혹은 축제와 같은 모습으로 연출을 하였다. (때로는 반대로, 놀이-파티의 모습에 집중하고 싶으나 ‘죽음’에 대한 관심/열망이 비집고 들어온다)

 

연극 무대의 배우들처럼 각자의 캐릭터가 부여된 등장 인물들은 사실 특정인을 지칭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가상의 인물들이다. 때로는 주변 인물들의 특징을 반영하여 캐릭터를 설정하거나 형태적으로 참고할 만한 피사체가 나 자신 뿐이어서 마치 수 많은 자화상들 같아 보일 수 있으나, 그려진 대상과의 관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소재들이 무엇을 직접적으로 상징하거나 어떠한 담론을 논의하기 위해 ‘연기’ 하고 있지 않다. 그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식의 흐름, 그 안에

넘치도록 충만한 불안정/불안함, 불만과 결핍, 그리움 등을 내 방식의 유머로 내 뱉고 싶은 것일 뿐인 지도 모르겠다. (결국, 웃음과 분노는 기대를 깨트리는 상황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니까.)

 

내가 묘사하는 이름 모를 자들, 그들은 모두 방황하고 있다. 그들은 고통을 노래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아다니지만 목적지에 어찌해야 다다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이는 어쩌면 그들이 찾아 헤매는 곳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시간에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작가 소개

 

서희원

 

2020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회화 전공 박사, 재학 [서울/한국]

2012   School of visual arts, Fine Arts 석사, 졸업[뉴욕/미국]

2009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회화전공학사, 졸업[서울/한국]

2008   Huddersfield University, Fine Arts 교환학생[허더스필드/영국}

2004   Ecole des beaux-arts [파리/프랑스]

            - Coursework in painting, Coursework in drawing 개인전

2019    SVA Seocho Gallery, ‘Suspicious beings, part 2’ [서울/한국]

2018    Miboo Art Center, ‘Suspicious beings’ [부산/한국]

2013    Snug harbor cultural center, ‘‘Suspicious parade’ [뉴욕/미국]

2009    Kookmin art gallery, ‘Deady’ [서울/한국] 단체전

2021   슈페리어 갤러리,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 [서울/한국]

2020   충무로갤러리, ‘삼인전’, [서울/한국]

2020   서울시청 하늘 갤러리, ‘도시의 우리’, [서울/한국] 2020    ADM 갤러리, ‘Designed Attraction’, [서울/한국]

2020   가로골목, ‘Pop-up’, [서울/한국]

2018   토포하우스 (Topohaus) 갤러리, ‘Persona’ [서울/한국]

2017   동덕갤러리, ‘Non-plus Ultra, Seoul, Korea’ [서울/한국]

2014   리앤박갤러리. ‘하하, 폐허, 일상’ [경기도파주/한국]

2013   Allegra LaViola gallery, ‘239 days’ [뉴욕/미국]

2012   SVA gallery, ‘Souls’ [뉴욕/미국]Family business gallery, ‘It’s a small, small world’ [뉴욕/미국]

          Invisible dog gallery, ‘PULSE’ [뉴욕/미국] SVA gallery, ‘every once sometimes now’ [뉴욕/미국]

2011   쿤스트독갤러리, ‘summer drawing festival’ [서울/한국] 쿤스트독갤러리, ‘Boiling points2010 part 2’ [서울/한국]

2010   두산아트갤러리, ‘동방의요괴들선정작가展’ [서울/한국] Gallery Imazoo, ‘YMCA +YWCA’ [서울/한국]

             쿤스트독갤러리, ‘boiling points 2010 part 1’ [서울/한국]대안공간충정각, ‘내일을향해쏴라3’ [서울/한국]

2008   Huddersfield University, ’Scars’ 단체전, [허더스필드/영국}레지던시

2013   Snug-Harbor Artist Residency Program (SHARP) [뉴욕/미국]

2012   PostContemporary artist residency [뉴욕-트로이/미국]

2012   Vermont Studio Center, Artist Grant [버몬트/미국]

 

기금

2013, Edward & Sally Van Lier 기금[뉴욕/미국]

 

출판

2010    ART IN CULTURE 잡지동방의요괴들21 인선정작가